홍대주점서 부산 광안리까지...감염경로 '깜깜이 환자' 속출

무증상·경증 환자 많아 역학 조사 진행 어려움
방역당국, N차 감염 우려
전문가 "증상과 관계없이 검사 받아야" 당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2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10일 오전 이태원 클럽 확진자 3명이 다녀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감성주점에 집합금지명령서가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2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10일 오전 이태원 클럽 확진자 3명이 다녀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감성주점에 집합금지명령서가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감염 경로 파악이 안 되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태원 클럽과 관련 없는 홍대 주점, 부산 광안리 등을 다녀온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서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대유행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방역 당국, 의료계 등에서는 'N차 대유행'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확진자의 상당수가 무증상인 점을 두고 정확한 경로 파악과 확산을 막기 위한 진단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3일 방역 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홍대 주점을 방문한 사람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사회복무요원 A(22·남) 씨는 지난 7일 지인들과 함께 홍대 주점을 방문하고 10일부터 인후통 증상이 나타났다. A 씨는 지난 4월30일부터 휴가 중이었다.

이후 A 씨는 지난 11일 서울성모병원 안심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체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인들과 함께 홍대 인근 주점을 방문했지만,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태원을 가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 씨와 접촉한 친척 6명과 부모까지 총 8명은 검체 검사를 받은 뒤 자가격리 중이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 없는 감염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일 기침 증상을 보인 B(30·여) 씨도 양성 판정을 받아 가천대길병원으로 이송됐다. B 씨 역시 서울 이태원을 다녀오진 않았다.


B 씨는 지난 8~9일 지인과 함께 KTX를 이용해 부산 광안리를 방문한 뒤, 10일 혼자 인천 남동구 구월3동 무인 코인노래방과 코인오락실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전파 진원지 파악이 더뎌지면서 깜깜이 환자들의 경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방역 당국이 우려했던 2·3차 전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지역 사회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13일 국어 과외교사 A(34·여) 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 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쌍둥이 남매(13)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들 남매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또 다른 과외교사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학생을 통해 전염됐다면 3차 감염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차 감염의 경우 아직은 잠복기가 있다. 2차 감염 사례들의 추가 노출로 3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최대한 빠른 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통해 3차 감염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클럽 이전부터 지역 사회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인구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예측하기로는 저희가 발견하지 못한 감염자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면서 "일반인구를 대상으로 한 면역도 조사, 항체 양성에 대한 면역도 조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전문가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증상과 관계없이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N차 대유행 우려에 대해 "사실상 대구·경북지역 집단감염 사례가 2차 유행이고, 이번에 유행하게 된다면 3차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주말에서 다음 주 초까지는 확진자가 나오는 양상을 봐야 알겠지만, 대규모 유행이 가능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유행은) 충분히 가능성은 있으나 어느 정도까지 파급이 되었는지, 전파가 되었는지 역학 조사 정보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오는 확진자 중 3/1이 무증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증상과 관계없이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며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빠른 시일 내에 적극적으로 검사에 참여해야 한다. 이는 지역 사회의 확산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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