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 주춤?

외국인 매도세 주춤?

일 평균 순매도 5600억→2400억

삼성바이오 등 호실적 종목 사들여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송화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실적 개선 종목들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등 매도 강도를 완화하며 수급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2월24일부터 전 거래일인 이달 24일까지 두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0조244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 말부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을 빼내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지난달 4일(1534억원)과 이달 17일(3229억원) 단 이틀뿐이다. 특히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외국인은 3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역대 최장 매도 기간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월9일부터 7월23일까지 33거래일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은 외국인의 매도폭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투매가 한창이던 지난 한 달간 코스피에서 총 12조5550억원을 순매도 한 반면 이달엔 지난 24일까지 4조2275억원을 내다팔았다. 하루 평균 순매도 금액이 지난달 5600억원에서 이달엔 2400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하루 5000억원 이상 매물 폭탄을 쏟아낸 날도 지난달엔 14거래일이 됐지만 이달엔 4거래일에 그쳤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완화된 것은 미국,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세가 둔화한 데 따른 변화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코로나19의 진정세가 뚜렷해지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수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공조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불안감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귀환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코스피의 추가적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분기 중 외국인 순매수에 따른 수급 모멘텀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탄력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최근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가 누적된 가운데 경제지표 및 실적 발표 등에 따른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최근 실적이 양호한 종목들 위주로는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종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지난 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로, 총 644억원을 순매수했다. 뒤이어 LG생활건강을 547억원 사들였다.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종목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6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LG생활건강 역시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년대비 각각 1.2%,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359억원), 카카오(320억원), 현대모비스(295억원), 엔씨소프트(202억원), 네이버(181억원), 한진칼(148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이 중 네이버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6%, 7.4% 증가한 1조7321억원, 221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만큼 외국인도 실적 개선 종목들 위주로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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