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발 경기침체 속에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를 강화해온 여당이 지난 4.15 총선에서 압승하자 '실망 매물'이 줄줄이 나오면서다.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이 6월 말까지인 것도 호가를 낮추는 데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18억7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11층 고층·남향에다 리모델링된 집임에도 지난해 12월 기록된 신고가인 23억5000만원 대비 호가가 5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강남권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는 최근 한두달 사이 20억원 아래의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총선 후 지속적으로 호가 하락을 겪고 있다. 이토록 하락세가 가파른 것은 거래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은마아파트 매매거래는 없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혜택을 받으려고 6월 말까지 집을 팔고 싶은 사람들이 급매물을 내놓는데 부동산 분위기가 냉각된데다 (15억원 이상) 대출도 막혀 거래가 잘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사정이 비슷하다. 82㎡ 기준 최저 호가가 지난 10일 20억5000만원에서 17일 20억2000만원으로, 26일에는 19억5000만원까지 내렸다. 지난해 12월 기록된 신고가 24억원 대비 5억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의 경우 투자적 성향이 강한데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매물을 급히 처리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호가 하락 현상이 비강남권으로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울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일반아파트는 물론 용산, 영등포 등 비강남권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라며 “상승기에 가장 많이 급등했던 지역들이 하락을 주도하는 지역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며 대출, 세금, 청약, 자금 출처 조사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 수요 규제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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