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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 한 달 넘게 재택근무 중이라는 직장인 A(30) 씨는 늘어난 여가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최근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A 씨는 지인들로부터 추천받은 드라마 '빨간 머리 앤'과 '블랙 미러', '종이의 집' 등을 정주행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넷플릭스를 틀어놨던 것 같다. 밥 먹을 때는 물론이고, 주말에도 약속이 없으니 종일 드라마만 봤다"며 "언제 또 드라마를 몰아서 볼 수 있겠나. 다시 출·퇴근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 직장인 B(26) 씨는 총 4개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B 씨는 "넷플릭스를 이용한 지는 2년이 넘었고, 왓챠플레이도 1년 정도 쓴 것 같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회식이니 약속이니 다 취소되고 있어서 웨이브와 애플TV+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서비스 하나만 이용하다 보면 '딱히 볼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면서 "웨이브에서 중국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최근에는 그것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전국 대학이 온라인 개강을 선택했으며, 기업들은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휴무 사용을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에 따라 시민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유튜브 등 OTT 서비스 이용 시간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각 플랫폼마다 제공하는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OTT 서비스를 이용해 미뤄뒀던 시즌제 드라마 등을 몰아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다 보니, 이같은 현상을 가리키는 '빈지 워치'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빈지 워치'란 폭음·폭식이라는 뜻의 '빈지'(Binge)와 본다는 뜻의 '워치'(Watch)의 합성어로 콘텐츠를 몰아서 보는 행위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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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국민 중 대다수는 영상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0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소비자행태조사(MCR)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외부활동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80%는 "실내에서 TV나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OTT 서비스의 모바일 앱 이용 시간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모바일앱 시장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넷플릭스 사용시간은 1월 첫째 주 672만 분에서 2월 넷째 주 817만 분으로 증가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넷째 주 유튜브 이용시간은 2억1497만 분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구독자 수가 전주 대비 3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도 4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HBO와 애플 TV+ 또한 신규 이용자 수가 각각 90%, 10% 증가했다.
왓챠플레이 측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용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유행하기 직전인 1월 셋째 주 일요일 시청시간을 기준으로 2월23일 일일 시청시간은 약 14% 증가했으며, 3월8일 일일 이용 시간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월1일부터 4월5일까지 이용자의 콘텐츠 감상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컨테이젼', '감기' 등 전염병 소재의 재난영화들의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국가부도의 날', '인사이드 잡' 등 경제위기를 다룬 영화의 점유율이 늘어났다"며 "사람들의 불안이 전염병 자체에서 코로나19가 불러오고 있는 경제사회적 위기에 대한 불안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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