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백남기 농민에 직접 쏜 경찰의 물대포 위헌, 생명권 침해"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과 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 선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과 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 선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경찰이 2015년 11월 시위 진압 과정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에게 직사살수(물줄기가 일직선 형태가 되도록 시위참가자에 직접 쏘는 것)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백씨 유족들이 직사살수 행위를 지시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직사살수와 그 근거 규정이 생명권 등을 침해했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직사살수는 물줄기가 일직선 형태가 되도록 시위대에 직접 발사하는 것이므로 생명과 신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직사살수를 통해 억제할 필요성이 있는 생명ㆍ신체의 위해 또는 재산ㆍ공공시설의 위험 자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집회 현장에서는 시위대의 가슴 윗부분을 겨냥한 직사살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인명 피해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경찰로서는 과잉 살수의 중단, 물줄기의 방향 및 수압 변경, 안전 요원의 추가 배치 등을 지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뒤 이듬해 9월25일 숨졌다.

당시 경찰은 백씨의 머리를 향해 물대포를 직사했고 넘어진 백씨를 구조하러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도 20초가량 계속 물대포를 쏜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을 대리한 민변은 "당시 직사살수 행위와 경찰관직무집행법ㆍ위해성경찰장비사용기준등에관한규정ㆍ경찰장비관리규칙 등 규정이 백씨와 가족의 생명권, 인격권, 행복추구권, 집회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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