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투자금 썰물…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

1분기 40조원 넘게 빠져나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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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지난 1분기 헤지펀드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투자로 실적을 거둔 후 자금을 빼내 국제금융시장을 교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헤지펀드 투자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22일(현지시간)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헤지펀드에서 유출된 투자자금은 330억달러(약 40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4번째, 2009년 2분기(420억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케네스 하인즈 HFR 대표는 "코로나19로 투자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며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환매가 일어나는 등 전례없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업계의 대표 업체들 조차 막대한 손실을 입으며 자본 이탈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짐 시몬스가 설립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기관주식펀드는 올 1분기 동안 18% 하락했다. 알파 펀드는 13% 하락했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도 1분기 주력 펀드인 퓨어 알파 펀드에서 20%의 자산가치 감소를 경험했다.

헤지펀드업계의 총자산은 2016년 3분기 3조3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 분기에는 처음으로 3조달러 아래로 떨어진 2조96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3조3200억달러에서 3660억달러 감소한 것이다.


헤지펀드사의 자산운용 규모가 클수록 자금유출 규모도 컸다. 50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기업에서 약 206억달러의 자본이 빠져나갔다. 10억달러에서 50억달러 사이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업들은 평균 11억 달러가 유출됐다.


이달 들어 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록적인 실업률과 코로나19의 여파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하인즈 HFR 대표는 "HFRI 종합지수가 올 1분기 9.4% 하락을 기록했지만, 자산 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투자자나 숏베팅을 하는 투자자, 채권에는 상당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이전부터 헤지펀드가 수년간 자본이탈에 시달려왔고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률이 S&P 500이나 다른 벤치마크를 밑도는데 반해 수수료 부담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헤지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9%를 기록한 반면,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32%에 달했다. 헤지펀드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운용과 성과에 따라 투자금의 22%를 차지한다. 데이터업체 이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880억달러(약 102조원)였다. 이는 2018년 유출규모의 두 배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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