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대면 반사이익'…홈쇼핑 보험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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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보험업계에 비대면 영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홈쇼핑 채널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는 대신 TV시청 시간이 늘어 홈쇼핑 매출이 증가했지만 보험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어서다. 저렴한 보험료에 계약 구조가 단순한 상품만 팔릴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오는 24일 흥국화재 '파워라이프종합보험' 판매방송을 편성하고, 같은 달 27일에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AIA생명의 '빈틈없는 암보험'과 신한생명의 '진심을 품은 또받는 생활비암보험'을 방송할 예정이다.


GS홈쇼핑도 최근 주말을 제외하고 AIAㆍ라이나ㆍ신한생명 등 보험 판매방송을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오는 27일 삼성화재의 건강보험과 신한생명 암보험을 오후 시간대에 방송한다.


이처럼 TV를 통한 보험 판매 방송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줄어드는 추세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2, 3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전사적으로 비대면 영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홈쇼핑의 매출 기여도는 크게 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계약이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채널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A손해보험사의 경우 지난 1월 홈쇼핑 매출이 2억7300만원을 기록했지만, 2월 들어 2억3300만원으로 감소했다. 3월에는 소폭 반등한 2억5900만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1,2,3월 매출이 각각 2억8800만원, 3억1300만원, 4억7000만원에 육박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거의 없는 모양새다.


해마다 보험사가 홈쇼핑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받는 보험료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지난해 홈쇼핑에서 받은 원수보험료(보험 계약 후 계약자에게서 직접 받은 보험료)는 8479억원으로 지난해 9697억원 보다 12.5% 줄었다. 2017년에는 1조원 넘게 받았지만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생보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생명보험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홈쇼핑 판매를 통한 초회보험료는 2018년 89억9700만원에서 지난해 71억5100만원으로 20% 넘게 쪼그라들었다.


홈쇼핑 보험 판매는 모집광고를 시청한 소비자가 직접 전화를 거는 인바운드 영업 방식으로 이뤄진다. 홈쇼핑사에서 보험 판매 방송을 하고 시청자가 전화를 하면 보험사와 연결해준다. 방송 시청이나 상담 전화가 늘어나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시간 남짓 짧은 방송 시간 동안 보험 상품을 설명해야하다 보니 상품 이해도가 떨어지고 해지율도 높다는 한계가 있다"며 "보험 상품 특성 상 홈쇼핑과 같은 비대면 영업의 대체효과는 예상만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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