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기술진이 ITER 진공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인공태양'으로 불리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핵융합 발전의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의 일부분이 국내에서 완성됐다. 핵융합 발전으로 인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이겨내고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부품으로 핵융합 발전 시대를 선도할 쾌거로 평가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이를 축하하기 위한 기념식을 20일 가졌다.
이번에 완성한 부품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의 핵심품목인 '진공용기'의 6번째 섹터다. 진공용기는 핵융합로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구조물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뿜어내는 핵융합 반응을 견디는 '그릇' 역할을 한다. 또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폐하는 방사선 1차 방호벽 역할, 블랑켓·다이버터 등 핵융합로 주요 내벽 부품들을 정밀하게 고정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수행한다.
이 구조물은 3차원 형상을 갖는 특수 스테인레스강 소재의 2중 격벽 형태로 제작된다. 최종 조립하면 총 5000톤 규모의 도넛 모양의 구조물로 짜여진다. 총 9개 섹터로 나눠지며 이번에 완성한 6번 섹터가 완성돼야 다른 섹터들을 조립할 수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와 현대중공업은 이번 완성을 위해 지난 10여년 간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왔다. 진공용기 제작을 맡은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은 "많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진공용기 섹터 6번의 제작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나머지 3개 섹터도 적기에 조달해 성공적인 ITER 건설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맡고 있는 4개 섹터 외에 나머지 5개 섹터는 유럽연합에서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완성한 6번 섹터는 다음달 중순 프랑스로 이동한다. 7월 초 프랑스 카다라쉬에 위치한 ITER 건설지에 6번 섹터가 도착하게 되면 본격적인 ITER 장치 조립이 시작된다.
현대중공업 기술진이 ITER 진공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베르나 비고 ITER 사무총장은 영상을 통해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진공용기 섹터 6번를 완성한 것은 한국과 글로벌 진공용기팀의 협력이 이뤄낸 진정한 승리"라며 "ITER 사업 추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는 한국의 산학연과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정기정 ITER 한국사업단 단장은 "앞으로도 ITER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국내 산업체들과 함께 노력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에너지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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