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해단식에 참석, 행사 시작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4ㆍ15 총선 참패 후 '쇄신'이라는 과제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전환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추대가 연일 힘을 받고 있지만 이를 반대하는 당 내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비대위 체제를 얼마나 길게 끌고 갈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20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서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세연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현재 상황을 일단 인식과 진단부터 정확하게 하고 시작해야 되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로 간다면 김 전 위원장이 가장 적임자"라고 말했다.
앞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김 전 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는 등 미래통합당 내에서는 '김종인 카드'가 또다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위기다. 중도 표심을 대변할 수 있을 뿐더러, 과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수습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의 쇄신에 외부 인사를 끌어들이는 것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심 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심 대행이 김 전 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다"며 "당의 진로는 최소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부체제와 관련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김종인 체제'에 대한 당내 이견이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 최고위원은 "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도 비대위의 성격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당헌당규에 정해진 8월보다 1~2개월 앞선 조기 전당대회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는 2~3개월 남짓이다. 물리적인 시간의 제약을 감안하면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카드를 받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당 대표가 사퇴하고 조 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 전원이 지역구에서 탈락한 가운데, 당권을 노리는 경쟁은 불이 붙었다. 특히 심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공석이 될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3선 김태흠 의원, 4선 이명수 의원과 복당을 추진 중인 권성동 무소속 의원이 경쟁을 벌인다.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도 가능성을 열어놨고, 조 최고위원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헌신할 자세는 되어 있다"고 의향을 밝혔다.
당권 경쟁 속 자성론도 제기된다. 권영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한 논의만 눈에 띈다.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왜 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도 "지금은 모두가 비워야 한다.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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