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자산가치 하락
캔터 피츠제럴드는 수백명 감원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올해 1분기 자산운용규모가 전분기 보다 무려 1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지면서 블랙록이 운용하는 고객 자산가치가 하락한 결과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앞서 회사채 매입 등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운용에 블랙록이 참여하도록 했는데, 자산 가치 하락에 '베일아웃(긴급구제)'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업계 조롱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블랙록의 자산 규모는 6조5000억달러(약 7947조원)로 집계됐다. 전분기에는 7조4300억달러(약 9084조원)로 최고치를 찍었는데, 석달만에 기록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자산운용규모의 기록적인 감소는 지난해 4분기 자산이 이례적으로 늘어난데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블랙록의 자산운용규모 확대는 상장지수펀드(ETF)부문으로의 대규모 자금유입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 10년간 ETF 등 다양한 펀드에 대한 수요가 극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지난해 4분기 블랙록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0% 늘어난 13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고객들이 '고위험 고수익' 채권 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블랙록의 매출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소폭 증가한 3억7100만달러로 전망되는 반면, 같은기간 순이익은 2% 감소한 2억300만달러로 예측됐다.
블랙록의 자산규모가 줄어들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 회사에 맡긴 3개의 특수목적기구(SPV) 운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블랙록은 Fed의 경기부양대책에 따라 회사채와 상업용 모기지채권 등 3개의 SPV를 운영하는데, 이 회사가 ETF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운용을 맡은 SPV와 이해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Fed가 블랙록에 위임한 것을 놓고 자산규모가 감소에 대한 '베일아웃(긴급 구제)'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Fed가 이번 SPV 운용을 맡길 자산운용사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경쟁입찰 같은 절차 없이 블랙록을 단독 임명한 점에 업계의 불만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비판에 대해 "모욕적"이라며 "'베일아웃'이라는 프레임 씌우기에 반대한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Fed는 "블랙록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어러 종류의 회사채 및 신용 상품을 대규모로 매입해 본 전문 지식이 있는데다, 기업 신용시장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 종합적인 역량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월가의 금융회사에서도 대규모 인력 감축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민간 금융서비스 기업인 캔터 피츠제럴드는 수십년 새 최악의 실업난 속에서 수백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월가 금융기업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를 깬 것이다.
앞서 대규모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금융회사들은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반토막난 1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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