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이다. 6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둔화되면서 향후 경제회복 여부와 걸림돌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하나로 코로나19 이전 세계 경제의 큰 이슈였던 미중 갈등의 향방을 꼽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월 15일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하면서 2018년부터 격렬하게 치른 무역전쟁에 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터진 코로나19 위기로 합의에 대한 실천노력은 사라졌다. 오히려 지금은 코로나19를 놓고 미중간 대립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중간의 샅바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 예상되는 핵심변수를 살펴보자.
첫째, 코로나19에 대한 책임론이 뜨거운 감자다.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훨씬 강력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며, 경제 타격도 '대공황'을 언급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누가 원인제공자인지 책임론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1라운드 공은 이미 울렸다. 지난달 11일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규정하며 중국 책임론을 공식화했다. 다음달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인 자오리젠이 중국에서 쓰지 않는 트위터까지 이용해 가며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맞받아쳤다. 시진핑 주석도 '코로나19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논지의 글을 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에 올렸다. 지금은 본격적인 2라운드가 시작된 느낌이다. 트럼프대통령은 소위 '코로나19 우한실험실 기원설'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둘째, 서플라이체인 국산화도 쟁점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서플라이체인의 국산화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동시에 이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서 불씨로 남아있던 중국의 보조금과 기술이전 이슈를 재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일단 미국인이 쓰는 마스크의 90%가 중국산이다. 중국은 마스크 필터ㆍ부직포를 자체생산해 서플라이체인을 단기간에 정비, 현재 하루 1억개 이상의 마스크를 생산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무역 공격에 맞서 의약품의 미국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셋째, 미중간의 '편가르기 경쟁 가속화'도 예상되는 변수 중 하나다. 코로나19 책임론은 글로벌 사회에서의 미중간 외교ㆍ홍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탈리아, 이란 등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국가에 의료품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친(親)중국 성향이란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지원중단을 선언했다. 또 국제여론전에서의 우위 장악을 위해 언론사 통제도 경쟁 중이다. 미국은 자국 내 신화사 등 5개 언론사를 중국의 선전기관으로 보고 직원 수를 제한했다. 중국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코로나19 기사에 반발, 베이징 주재기자 3명을 추방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의료계에선 코로나19의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1~2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아무리 돈을 풀어도 결국 이전과 같은 경제회복은 어렵단 얘기다. 올해 말 대선이나 내년 장기집권 결정을 눈앞에 둔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진핑 주석 입장에선 성과내기 어려운 협력보단 책임공방, 편가르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감옥안의 죄수들이 협력하기보다 배반한다는 '죄수의 딜레마' 이론이 작동할 거란 의견이 나온다. 우리로서도 '안보ㆍ정치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이분법은 갈수록 곤란한 사고방식이 될 수 있다. 안보든 경제든 독자적인 경쟁력이 필수인 시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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