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 행사 당연" vs "이동 자체가 모순" 자가격리자 투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로나19 자가격리자, 15일 오후 5시40분 부터 7시까지 일시 격리 해제
시민들 "동선 이탈 어떻게 막나"…지역 감염 확산 우려
전문가 "자가격리 대상자 사전 교육 등 철저한 준비 필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14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 투표권 행사를 두고 시민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격리 목적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지역 사회 감염 등을 방지하기 위함이지만, 투표 등을 이유로 외출하면 격리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자가격리자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2일 '자가격리자 투표 관련 방역지침'을 발표하고 무증상 자가격리자의 투표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라 투표 의사를 밝힌 자가격리자 중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은 총선일인 15일, 일반 유권자의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 이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날 오후 5시20분부터 7시까지 자가격리가 일시 해제돼 외출이 허용된다. 자가격리자는 자차 또는 도보를 이용해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해 일반 유권자와 동선을 분리한 장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자가격리자가 이동하는 동안 전담 공무원이 동행할 수 있으나, 수도권의 경우 자가격리자가 많기 때문에 일대일 전담 관리가 힘들어 '자가격리 앱'을 이용해 동선 관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민들은 "자가격리자가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감염 확산 위험이 커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자가격리자가 예상 동선을 이탈할 위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격리 해제가 1시간40분 동안 지속되며, 앱 또는 전화를 통한 보고만으로는 동선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10일 오전 울산시 남구 울산보훈지청에 마련된 옥동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이 유권자 손에 비닐장갑을 끼워 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10일 오전 울산시 남구 울산보훈지청에 마련된 옥동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이 유권자 손에 비닐장갑을 끼워 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A 씨는 "담당 공무원이 일대일로 전담한다고 해도 전파 위험이 있는데, 앱으로 동선을 보고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 아니냐"면서 "투표를 위해 외출하는 자가격리 대상자들을 100% 신뢰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A 씨는 "외출이나 귀가 시간을 허위로 보고할 수도 있고, 동선 내에 있는 식당이나 상점 등을 방문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길에서 지역 거주민들과 마주치게 될 텐데 이게 진짜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인 B(31) 씨 또한 "정부가 대책 없이 국민들을 몰아붙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B 씨는 "이런 시국에도 꼭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행하더니 마땅한 대책도 없던 것 아니냐"면서 "공무원들도 방호 장비를 갖춘다지만 어떻게든 누수가 생길 수도 있다. 만약 이것 때문에 지역감염이 확산하게 되면 대체 어떻게 할 거냐"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자가격리자의 이동수단과 동선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뿐 아니라 자가격리자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자가격리 대상자의 투표권을 실현시켜야 하는 헌법적 가치가 있기 때문인데, 그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면서 "사전교육도 충분히 해야 하고, 잘 신경을 써서 우려가 될 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잠복기뿐 아니라 여러 가지 전파 양상들이 특별한 어떤 이벤트가 있고 나서 대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야 환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부활절 예배, 그리고 선거 끝나고 난 뒤 이 상황 때문에 환자가 증가하게 된다면 다음 주 중반은 넘어야 본격적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활방역회의를 통해 관련 부분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가격리지를 무단으로 이탈할 경우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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