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10년 넘게 표류하던 KDB생명 매각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보험업계 인수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더케이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에 이어 세번째다.
보험업계는 저금리와 업황부진으로 사상 최대 위기라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보험사를 사겠다는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보험사가 가진 안정적인 수익창출 능력과 장기적 성장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자본확충 부담 등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들이 대거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고 있다. 2018년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PEF인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했다.
올들어서는 하나금융지주가 교직원공제조합과 더케이손해보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10일에는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확정했다.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인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의 우선 인수협상대상자에 최종 선정될 경우 3년 동안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보험사는 5곳이나 된다.
특히 JC파트너스는 이달 MG손해보험에 대한 2000억원 유상증자를 성공시키면서 위탁운용사(GP)에도 선정되면서 보험분야에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인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은행업을 대체해 그룹의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PEF의 경우 건전성 개선과 경영효율화를 통한 배당이익과 향후 재매각을 통한 차익실현 등이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를 자산으로 활용해 투자이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익을 내야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저성장 시기에서는 안정적인 매력으로 도드라진다.
하지만 보험업 전망이 바닥인 상황에서 M&A가 성공으로 이어질 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생명보험사는 고금리 역마진까지 겹치며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보험업은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 경기 둔화에 따른 보험가입여력 위축 등으로 수입보험료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금리하락에 따른 이차역마진 확대 및 자산운용수익률 하락, 보험금지급률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연구원도 "앞으로 보험사들의 보험 영업은 물론 자본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예전보다 위축될 수 있다"면서 "보험사 보험료 매출과 보험금 지급 등 비용이 경기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데다 주가 하락과 신용 스프레드 변동성 확대, 환율 상승, 금리 인하가 자산 운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도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IFRS17 도입으로 자본을 마련하기 어려운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M&A시장에 추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보험사 매물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새로운 사업 기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점에서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