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사 소유 도로에 낙서한 유성기업 노동자들 재물손괴 무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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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반발하며 회사 소유 도로 바닥에 페인트로 임직원들을 비방하는 문구를 쓴 노동자들에 대해 대법원이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수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유성기업 소속 직원 A씨 등 15명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도로는 유성기업 임원과 근로자들 및 거래처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주된 기능은 사람과 자동차 등이 통행하는 데 있고 미관은 그다지 중요한 작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 등이 도로 바닥에 문구들을 적었다고 해서 통행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것은 아니므로 도로의 효용을 해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A씨 등의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충남 아산 유성기업 소속 직원인 A씨 등은 2014년 10월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회사 정문 입구 등 근처 도로에 페인트와 스프레이 등으로 임직원들에 대한 욕설 및 비방글을 써서 도로를 망가뜨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이들의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회사 내 도로는 물리적인 통행의 편의를 제공하는 용도로서는 물론이고 쾌적한 근로환경을 유지하고 회사의 좋은 인상을 위해 미적인 효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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