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진행된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위원장.
북한이 12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논의한 가운데 통일부는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보건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13일 거듭 재확인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도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많은 다른 나라들과 같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이와 관련해 정부는 북한과 인도적 협력, 보건협력 등에 대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초국경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정부의 기본입장은 개방, 연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원칙의 기반하에 정부는 국제사회와도 협력하고 있으며, 향후 남북방역을 추진할 경우에도 이러한 입장에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당초 10일 개최하기로 예고됐으나, 구체적인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이틀 연기돼 12일 열렸다. 이에 대해 여 대변인은 "북측이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도 "내부의 정치 일정 등을 감안해 조정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노동신문이 13일 1면에 실은 주석단 참석자들 모습.
이날 회의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는 "과거 최고인민회의 사례를 보면 김 위원장이 매번 참석한 것은 아니다"면서 불참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부터 김 위원장이 대의원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여 대변인은 설명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대의원만 참석한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번 회의를 통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하는 등, '김정은의 대변인'에서 실질적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통일부는 말을 아꼈다.
여 대변인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후보위원으로 복귀된 것은 보도를 통해 확인했다"면서도 "복귀의 의미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개적으로 평가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앞둔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서는 정부는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여 대변인은 "태양절과 관련해 북한 매체에서 치적을 보도하는 등의 내용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거나 하는 식의 준비 동향에 대해서는 아직 보도가 없다"며 "좀 더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국가예산안이 승인됐는데, 보건부문 예산 증가율은 전년(5.8%)보다 1.6%(포인트)p 증가한 7.4%를 기록했다.
앞서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국가계획을 조정하는 등 국가적인 대책과 '2019년 국가예산집행 정형과 2020년 국가예산'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러한 논의 내용은 다음날 최고인민회의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북한은 줄곧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해오고 있지만 내부 상황은 심각해 보인다.
통신은 12일 정치국 회의 관련 보도에서 "지난해 말에 발생한 비루스(바이러스)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경과 대륙을 횡단하는 전 인류적인 대재앙으로 번져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루스 감염 위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불가능하다"며 "이 같은 환경은 우리의 투쟁과 전진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하는 조건으로 될 수 있다"며 어려운 현실을 인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국의 대북관광이 중단되면서 김 위원장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양덕온천 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 등 관광사업도 붕 뜬 상태다.
게다가 북한은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지난 1월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한 것은 물론 러시아 등 주요 무역 대상국 외국인들의 출입국마저 막는 봉쇄정책을 썼다.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북한의 대 러시아 수입액은 292만 달러로, 지난해 1월(684만 달러)과 지난해 12월(422만 달러)보다 각각 57%, 30% 감소했다.
또 중국의 관세청 격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이 1∼2월 북한에서 수입한 상품 금액은 107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9%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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