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비밀 풀었다..RNA전사체 첫 분석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생활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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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코로나19의 실체가 확인됐다는 의미여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빛내리 RNA 연구단 단장, 장혜식 연구위원(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의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세계적 국제학술지 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의 RNA전사체 정보 확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체RNA 및 하위유전체RNA 구성, 바이러스 입자 구조의 모식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체RNA 및 하위유전체RNA 구성, 바이러스 입자 구조의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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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두 종류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숙주세포 내에서 생산되는 RNA 전사체를 분석했다. 이 분석법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고 기존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RNA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RNA 최소 41곳에서 화학적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DNA가 아니라 RNA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침투해 유전정보가 담긴 RNA를 복제하고 유전체 RNA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하위유전체 RNA'를 생산한다. 하위유전체는 단백질을 합성하고 복제된 유전자와 함께 숙주세포 안에서 바이러스 완성체를 이룬 후 세포를 탈출해 새로운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번 연구를 통해 RNA 유전체의 비밀을 밝혀진 만큼 향후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새 장
김빛내리 IBS RNA 연구단장(공동교신저자)

김빛내리 IBS RNA 연구단장(공동교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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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쾌거는 연구팀과 질병관리본부의 협업으로 일궈낸 것이다. 김빛내리 단장은 RNA 연구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구 실적을 보유한 학자다. 빅데이터 분석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개발의 주역인 장혜식 교수는 자신의 전공을 이용해 통상 6개월 걸리는 RNA전사체 분석을 3주만에 끝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월 연구팀에 불활성화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빠르게 제공했다.

김빛내리 단장은 "셀이 코로나19가 전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게재결정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세밀한 지도를 통해 바이러스의 증식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코로나 계열의 바이러스에 대한 더 정확한 진단키트와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빛내리 단장은 마이크로RNA(miRNA)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매년 노벨상 유력 후보자로 이름이 거론돼왔던 국내 과학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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