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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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나노 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포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촉매의 성능 개선,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 향상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1일 박정원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의 연구팀과 호주 모나쉬대학교,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등이 함께 연구한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0.02nm 크기 나노 입자 증명사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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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0.02나노미터(nm)까지 관찰할 수 있는 분석기법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특수용기에 나노 입자를 넣어, 현미경으로 관찰한 이미지를 촬영해 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3차원 이미지를 구성하는 기법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특수용기인 액체 셀(Liquid Cell)에 나노 입자를 담아 액상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관찰했다. 이어 현미경을 통해 용액 내에서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관찰하며 초당 400장의 이미지를 촬영했다. 이후 연구팀은 촬영된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정밀한 입체구조를 얻었다.

연구팀은 이 분석기법으로 백금(Pt)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열을 관찰해 동일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나노입자라 하더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배열 등 구조가 제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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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입자의 원자 배열까지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나노 입자의 원자 배열까지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에 나노 입자의 원자 배열이 달라지면서 화학 촉매 활동이 떨어지거나, 디스플레이 개발시 색 순도가 달라지는 문제를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김병효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활용하면 추측만 해오던 나노입자의 정밀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나노입자의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으로 물질의 성질을 예측하고, 합성하는 것이 미래 소재 개발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촉매, 디스플레이, 신약 개발 등 광범위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나노재료의 설계 및 합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인 사이언스에3일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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