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번호 어떻게 아셨나요?" 총선 앞두고 선거운동문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민들 선거운동 관련 문자 피로감 느껴
개인 동의 없는 문자 발송, 개인정보침해 논란도
연고 없는 지역구서 문자 받는 유권자도 있어
선관위 "후보자 측 문의 혹은 개인정보보호 관련 기관 신고" 조언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문자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유권자가 받은 후보 문자메시지./사진=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문자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유권자가 받은 후보 문자메시지./사진=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제 번호 어떻게 아셨나요? 이거 불법 아닌가요?"


직장인 A(27) 씨는 선거철마다 반복적으로 오는 선거운동문자에 지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모르겠다. 불법으로 알아낸 것 같아 너무 찝찝하다"라며 "개인정보를 이렇게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건가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선거 관련 문자가 오고 있다. 수신 거부를 해도 계속해서 똑같은 곳에서 문자가 온다"며 "주변 사람한테 물어보니 불법은 아니라고 들었다. 항의를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더라"라고 토로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문자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반복되는 무차별 문자 발송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면 선거운동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특히 연고가 없는 지역구에서 온 선거 문자메시지를 받은 유권자도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문의글에는 "선거 문자 신고 못 하나요?", "총선이 다가오자 문자가 너무 많이 와요" 등 선거 관련 문자에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선거 문자가 자꾸 오는데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라면서 "(도대체) 어디서 알고 전화가 오는지 모르겠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제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전화번호를 불법적으로 수집하는 데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동의를 구하지 않았음에도 문자가 오고 있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선거철 무작위 문자 발송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의 동의 없이 보내는 선거 운동 문자는 개인정보 침해라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B(32) 씨는 "타 지역으로 이사 간 지 3~4년이 지났지만, 전에 살던 지역구에서 지속적으로 문자가 오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정도면 개인정보 침해라고 본다. 해당 지역구에 살지 않아 투표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문자를 받으면 괜히 기분만 나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C(24) 씨는 "(선거 문자 때문에) 선거철이 돌아오는 게 너무 싫다"라며 "오히려 해당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만 생기는 것 같다.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은데 왜 문자를 보내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해당 번호로 연락해 '개인 정보를 어떻게 알았냐. 신고할 거다'라고 따지니 더 이상 연락은 오지 않았다"라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번호를 알아냈는지 모르니 답답하다"라고 적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문자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문자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9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간한 '2019 개인정보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개인정보침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전송과 관련 신고·상담 건수는 약 2만여 건이었으며, 46만 건의 불법 스팸(불법 영리성 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공직선거법 제59조)에 따르면 선거운동문자를 전송할 수 있는 자는 공직선거 후보자나 예비후보자로 한정되며 횟수도 5회로 제한된다. 또한, 매회 전송하는 때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에 따라 신고한 1개의 전화번호만을 사용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수신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혔음에도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 선거법 82조에 따라 후보자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처럼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문자 메시지 전송을 허용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수집 근거는 특별히 규정하지 않아 공직선거 후보자는 무분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공직선거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상에서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후보자들도 비대면 홍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선거운동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40대 주부 D 씨는 "선거 문자가 오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면서 "요즘 코로나 때문에 후보자들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 이렇게라도 공약이나 포부를 알려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전화번호 수집 과정에서의 불법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따로 선관위 관할이 아니다. 이 때문에 선관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으나,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자들도 공약이나 정보를 알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해당 정보에는 유권자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양해를 부탁드린다"라며 "보통 후보자 측에서도 문자메시지 등을 보낼 때 수신거부를 할 수 있도록 조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침해를 받았다면 후보자 측에 문의해 해결하는 방법이나 개인정보보호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방법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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