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20개월만 '飛上'…코로나19는 '非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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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춘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20개월만에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촉발된 정부 행정제재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진에어는 경영제재란 불확실성을 딛고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항공산업을 강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단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31일 면허자문위원회를 열고 진에어에 대한 행정제재를 해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앞서 조현민 전 부사장(현 한진칼 전무)이 외국인 신분으로 등기임원을 지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2018년 8월부터 신규 운수권 불허,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 불허 등 경영제재를 받아왔다.

당시 국토부는 이같은 경영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조건으로 ▲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강화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을 제시했고, 진에어는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과시키는 등 요건을 갖췄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조치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진에어가 이러한 취지대로 운영돼 신뢰받는 항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진에어는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진에어는 코로나19, 일본여행 불매운동 이전 LCC 업계의 '호황기'에도 경영제재로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을 받아왔다. 진에어도 이날 결과에 대해 "항공업계가 초유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해제 조치가 이뤄져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진행 해 온 독립경영체제 확립, 준법경영, 수평적 조직문화 등을 통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경영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 여객수요가 급감한 상황이어서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에어는 국내선과 함께 국제선 3개 노선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당장 부정기편을 띄우려고 해도 띄울만한 노선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진에어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무급휴직, 순환휴가제도를 통해 인력을 조정하는 한편 최근엔 국내선 운항을 늘리고 중대형기인 B777-200ER를 화물영업에 투입했다. 주 수입원이었던 국제선 여객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익원을 찾기 위해 내놓은 고육책이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제재 해제는 각종 불확실성을 제거, 다가올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진에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당면한 과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 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그간 쌓아온 자본과 실력을 바탕으로 일단 살아남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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