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조모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조씨는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해온 일명 '박사방'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해당 방 운영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도록 강요하고, 이를 유포해 억대의 범죄수익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박사방' 운영자인 20대 조모씨를 구속하고, 공범 13명을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공범 중 4명은 구속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은 일명 'N번방'이 시초격으로, 이후 여러 대화방들이 만들어졌다. 이후 지난해 9월 조씨가 자신의 기존 텔레그램 계정 '박사장'을 '박사'로 변경하면서 조씨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 '박사방'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에 '스폰 알바 모집' 같은 글을 게시한 뒤 성착취 대상을 물색했다. 얼굴이 나오는 나체 사진을 받아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74명으로, 조씨 집에서 현금 약 1억3000만원을 압수했다.
'박사방' 운영은 철처하게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조씨는 대화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을 '직원'으로 지칭하며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자금세탁,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 역할을 맡겼다. 또 피해 여성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확인한 뒤 이를 협박·강요 수단으로 사용하면서도 자신은 노출되지 않도록 텔레그램만으로 범행을 지시하고, 공범들과도 일절 접촉하지 않았다. 실제 검거된 공범 13명 중 조씨를 실제 보거나 신상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조씨가 '박사방' 입장료 명목으로 돈만 받고 입장을 시켜주지 않거나, 총기·마약 판매 등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실도 드러났다. 조씨는 돈을 벌고자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과 함께 일정 금액의 가상통화를 지급하면 입장할 수 있는 3단계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사방'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해 9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압수수색 및 폐쇄회로(CC)TV 분석, 국제공조 수사, 가상통화 추적 등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조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조씨는 최초 범행을 부인하며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박사가 맞다'고 범행 일체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조씨의 여죄를 특정하는 한편, 공범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사방'에 유포된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회원들을 추적하는 한편, 조씨가 소지한 영상 원본을 확보해 폐기 조치했다. 또 범죄수익 추적수사팀을 투입해 조씨의 범죄수익을 추적 중으로, 기소 전 몰수보전과 국세청 통보 등 범죄수익 환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통화 및 텔레그램 내 추적 기법을 연구해 '디지털 성범죄'가 완전히 척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액, 스폰 알바 등 비정상적 수익을 제의하는 광고 대부분 이번 사건과 유사한 범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참여자 20만명을 넘겨 청와대 답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다음주 중 조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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