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에 금품 제공한 자산운영사 대표, "업무상 도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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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항공권 및 아들의 인턴십 기회 등을 제공한 자산운용사가 대가로 업무상 도움을 예상했다고 증언했다. 또 유 전 부시장의 친동생을 채용한 금융업체의 임원은 이례적 채용이라고 진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는 16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자산운용사 대표 정모(46)씨는 2016년 유 전 부시장에게 150여만원 상당의 항공권을 구입해주고 같은 해 7월과 다음해 5월 유 전 부시장의 아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각각 한 달씩 인턴십을 하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유 전 부시장(당시 금융위 재직)에게 업무상 도움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질문에 "평소에 그런 예상했다는 점 부인하지 않겠다"고 증언했다.


정씨는 또 유 전 부시장 아들의 인턴십에 대해 부탁이 없었다면 채용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유 전 부시장의 아들이라서 채용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인턴 활동 후 유 전 부시장의 아들은 급여 명목으로 2016년에는 125만원가량, 2017년에는 약 1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중 2016년에 받은 돈은 정씨에게 돌려줬다. 정씨는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다가 (유재수) 국장님 자녀(의 급여)는 되돌려 받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하며 검찰이 '새 정부 출범 후 인턴십 문제가 불거질까 걱정된 것인가'라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입지가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 돌았으며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비위 감찰이 없었다면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 사무처장 이상으로 갈 것으로 예견됐다고 한 진술도 재확인했다.


이날 법정에는 유 전 부시장의 친동생을 채용한 금융업체 전무 정모(43)씨도 출석했다. 정씨는 회사 대표인 최모(41)씨의 지시로 유씨를 경영지원실 차장으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채용 당시 유모씨가 채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를 보고했지만 대표인 최씨가 되도록이면 채용하자고 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유씨를 경영지원팀 차장 직급으로 채용해 1억원가량의 급여를 지급했고 이후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의 추천을 받아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동생의 취업 청탁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재직 시기를 전후한 2010∼2018년 금융업체 대표 등 4명으로부터 모두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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