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암세포의 '단백질 합성'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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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신경세포 등 다양한 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정 세포의 유전정보 전달을 조절해 단백질 합성을 제어하는 기술로, 향후 암세포 전이, 신경질환 등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허원도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초빙연구위원, 이상규 연구위원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전령RNA와 단백질을 생성하는 리보솜의 결합을 제어해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특정 세포의 단백질 합성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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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살아있는 세포에 청색광을 비춰 세포 내 특정 전령RNA 이동 및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이다. 기존에는 화학요법을 통해 전체 세포의 RNA 이동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특정 세포의 RNA만 조절하기는 힘들었다.

연구팀은 빛의 유무에 따라 RNA의 이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같은 기술을 개발했다. DNA의 유전정보는 RNA를 타고 단백질 생성공장인 리보솜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청색광을 RNA에 비추면 RNA가 빛에 갇히면서 리보솜과 격리된다. 유전정보가 들어오지 않으니 단백질 합성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베타액틴(β-actin)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전령RNA에 mRNA-LARIAT 기술을 적용했다. 베타액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전령RNA에 청색광을 비추니 세포 골격 구성 및 이동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베타액틴 단백질 합성 효율도 최대 90%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RNA 관련 질병 연구에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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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 내 RNA의 위치와 합성되는 신생단백질의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허원도 교수는 "mRNA-LARIAT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면 암세포, 신경세포 등 다양한 세포 내 전령RNA 이동 및 단백질 합성을 빛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앞으로 암세포 전이, 신경질환 등 전령 RNA관련 질병 연구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18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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