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실태 알린 시민기자 천추스 행방불명…배후에 中 당국?

우한 실태 알려온 시민기자 천추스

6일 이후 연락 끊겨

中 당국 천추스 가족에 "격리됐다" 통보

▲유튜브를 통해 우한 실태를 알려온 시민기자 천추스의 모습.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발병지인 우한에서 현지 상황과 당국의 대응을 알려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지난 6일부터 실종상태라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인 천추스는 지난 6일 저녁 이후로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들은 그가 격리됐다는 당국의 통보만 받았을 뿐, 언제 어디로 격리됐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처음으로 알린 의사 리원량이 괴담 유포자로 지목된데 이어 당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 온 시민기자 천추스 마저 행방불명된 것이다.

천추스의 가족과 친구들은 천추스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친구는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에 천추스 어머니의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영상에서 천추스의 어머니는 "온라인의 모든 분, 특히 우한의 친구들에게 아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천추스의 친구인 쉬샤오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천추스가 격리됐다고 당국이 가족들에게 알려왔으나, 어디로 격리됐는지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앞서 의사 리원량의 사망으로 중국 국민들의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천추스마저 실종되며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또 CNN은 천추스를 리원량과 함께 소개하며 그의 활약을 집중 보도했다. 천추스는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1월24일에 도착해 병원과 장례식장, 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며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며 활약해왔다. 천추스는 "재앙이 있는 전선으로 달려가지 않는다면 내가 무슨 기자겠냐"라며 "여기 있는 동안 루머를 퍼뜨리지 않고 공포나 패닉을 조장하지 않을 것. 그러나 진실을 덮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추스는 1월 30일에 올린 영상에서는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며 "살아있는 한 여기서 보도를 계속할 것이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해야 하나"라고 했다.

그는 칭다오에 있는 부모가 이미 당국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