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비례대표 의원 후보로 출마할 경우 이른바 '비례한국당'으로 가야할 것이란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당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일종의 자당(子黨)으로 옮겨갔다가 선거 후 돌아오는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종로 지역구에서 황 대표와 맞붙을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하면서 '빅매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황 대표의 거취가 이번 총선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되고 있다.
27일 한국당 한 의원은 "비례대표 한국당을 만든다면 어떻게 알리는 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황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경우 새로 만들어지는 비례대표당으로 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많이 알려졌고 앞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유튜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게 되면 많은 국민들이 비례대표 한국당을 인지한 상태에서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피로 누적으로 입원 중인 황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출마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총선을 진두지휘해야할 역할에 비춰볼 때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이 총리가 황 대표와의 대결을 거론하고 나서 '종로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총리는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편한 길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황 대표와의 대진표를) 당에서 제안하면 기꺼이 수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성사된다면 대선주자 선호도 1위와 2위과 총선에서 맞붙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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