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가스감지기 국산화…'산업용'으로 뚫었다

최동진 대표 결단으로 성장가도 달리는 가스트론

최동진 가스트론 대표

최동진 가스트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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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을 타깃으로 한 가스감지기를 특별 제작하자." 최동진 가스트론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가정용 감지기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직원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내린 결정이었다. 1990년대 초반 당시 국내 시장은 외국산 가스감지기의 점유율이 높았고,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 및 조선해양 분야는 국산 가스감지기의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던 때였다. 하지만 최 대표는 기술력만 있다면 가장 단단하다고 여겨지는 시장을 정면 돌파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맞춤 제품에 외국산을 고집하던 바이어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용 가스감지기의 국산화가 실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26일 가스트론에 따르면 1992년 창업한 이 회사는 이후 이런 승부수를 통해 27년 간 우리나라 산업용 안전기기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다. 안전기기 제조 분야에서 기술력만으로 외국산 장비를 밀어내고 가스감지기의 국산화를 이뤄냈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가 R&D에 힘을 쏟는 이유는 제품의 품질이 산업 현장의 안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가스트론의 가스 누설 감지기, 경광등, 불꽃감지기 등은 산업 현장에 설치돼 가스 및 화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 대표는 "산업 안전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주춧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매년 R&D 투자금액을 늘리며 지난해는 3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할 정도로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그 결과 가스트론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세계 최초로 '멀티 가스감지기'를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흡입식 가스감지기와 적외선 가스감지기를 선보였다. 특히 멀티 가스감지기는 반도체 현장을 타깃으로 최 대표가 개발을 주도한 제품이다. 다양한 가스를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알람 문제를 해결했다. 가스트론은 2017년부터 기존 수익원이던 설치형 제품이 아닌 휴대용 감지기 개발에도 나섰다. 수 백만원의 수입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10만원대의 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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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탄탄한 국내 입지를 바탕으로 수출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영업팀을 신설했고, 세계 규격에 맞는 인증들을 획득했다. 우선 중국,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를 수출 타깃으로 삼았다. 아시아에서 착실히 인지도를 쌓아 진출을 확대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미국, 칠레, 브라질, 케냐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9 벤처창업진흥 유공자 포상'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관리를 통해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용 가스감지기의 국산화를 국내 최초로 실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 대표는 "앞으로 고용 창출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산업 현장 안팎 모두 평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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