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탑' 연동형, 무력화 '비례한국당'…민주·정의당 전전긍긍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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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선거법 개정안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표를 흡수하겠다는 방침을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의당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지만 표면적으로는 '비례한국당'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이다.


26일 민주당 한 의원은 "처음에 그렸던 연동형 비례제의 그림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면서 "애초에 비례한국당 같은 우려점들이 있었는데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맞불 성격의 비례민주당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그동안 야당들과 협의해 온 과정을 감안하면 실행에 옮겨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로 예정된 선거법 개정 표결 본회의에 앞서 비례한국당을 제어하기 위한 또 다른 수정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민주당은 일축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의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준연동형을 기어이 하겠다면 비례민주당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불안감을 느낀다면 준연동형을 포기하라. 그러면 안 만든다"고 말했다. 최고의 압박 카드인 셈이다.


정의당은 선거법상 다른 정당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당의 엄포성으로 치부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례한국당에 대한 대응책을 말할 시기는 아니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한국당의 비례후보들을 위성정당으로 옮겨가도록 해 선거를 치를 것이란 얘기들이 나오는데, 누가 불확실한 당으로 옮겨가려고 하겠느냐"면서 "당원들을 둘로 나누는 것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본격적으로 비례한국당을 추진하면서 정의당도 속내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법상 비례한국당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은 정의당의 바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동형 제도로 가장 의원 수를 늘릴 것으로 기대돼온 정당인만큼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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