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장기 침체 불가피…"기술특례 상장 제한 필요"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기술특례 상장 등으로 실적이 없는 업체 비중이 커지고 있어 코스닥의 장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하는 업체는 많아졌지만 그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있어 지수 상승 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의 수는 2017년 1270개, 2018년 1326개, 올해 현재 1397개로 증가 되는 추세"라며 "종목 숫자는 늘어나는데 기술특례 상장 등으로 실적이 없는 업체 비중이 커지고 있어 시장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환 연구원은 "우리 증시의 수급적인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 MSCI 리벨런싱으로 인한 우리나라 투자비중 축소, 글로벌 대형 IPO(아람코상장)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뿐 아니라, 펀드 판매감소, 간접투자 수익률 하락으로 기관에 신규 자금유입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금 코스닥 시장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올해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6000억원, 기관은 4조2000원을 빼나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부진한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리서치알음은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는 5.7%의 수익률을 코스닥은 -4.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요 증시 등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해외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고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신규 자금유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의 전체 PER은 2017년 33.7배, 2018년 42.9배, 현재는 45.0배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그만큼 돈버는 회사가 적어졌다는 의미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코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빠져서 관심을 가져보려고 하더라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져 기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주요 신흥국의 PER 수준은 대만 TPEx 50 25.8배, 태국 SET18.7배, 필리핀 PSEi 16.8배, 베트남 호치민 15.9배, 중국 상해도 14.0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리서치알음은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유관기관은 기술특례 상장 완화 등으로 시가총액을 넓히는 일을 멈추고 실적이 잘 나오는 종목들이 더 성장할 수있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도 취지를 모르는 바아니지만 코스닥 밸류에이션이 계속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기술특례 상장 제도 제한 조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포커 게임의 고수인 워렌버핏의 말을 인용하면서 유관기관이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쩌면 유관기관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알면서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완화해 투자 리스크를 참여자에게 넘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며 "워렌버핏은 '포커판에 앉아 30분이 지나도록 호구를 찾을 수 없다면 바로 나자신이 호구다'라고 말했는데 우리 자신이 호구가 아니었나 되짚어 볼일"이라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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