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베트남과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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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한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특히 베트남과 인연이 깊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경제발전을 추진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해외 대기업 총수는 김 전 회장이었다. 덕분에 그는 현지에 탄탄한 기반을 만들 수 있었고, 베트남 최고위층과도 친분을 쌓았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사태로 1999년 10월 해외로 도피했다가, 2005년 6월 귀국할 때까지 상당 기간을 베트남에 체류하기도 했다. 당시 베트남 정부가 인터폴에 수배된 김 전 회장을 사실상 보호하고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자서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김 전 회장은 골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가 건강을 되찾는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골프이기도 하다. 김 전 회장이 '골프 예찬론자'로 탈바꿈한 곳은 바로 베트남이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된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나갔다가 지난해 하반기 건강악화로 다시 귀국할 때까지 주로 머문 곳도 막내아들 소유의 베트남 하노이 번찌 골프장에 있는 임시 숙소였다.

김 전 회장은 일 년에 200일 가량은 하노이에서 거주했다. 정기 건강검진차 귀국 등으로 귀국하지 않으면 거의 이곳에서 기거했다.


번찌 골프장 내 클럽 하우스는 또 전용 강의실로도 사용됐다. 이곳에서 김 전 회장은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부류의 전문가들을 한 달에 한 번씩 초청해 질의응답식 세미나를 가졌다. 말년에는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그램에 주력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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