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인 줄 알았더니 '우울증'이라고?

만성피로인 줄 알고 진료를 받지 않다가 나중에 우울증 진단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만성피로인 줄 알고 진료를 받지 않다가 나중에 우울증 진단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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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우울증은 자신이 앓고 있는지 모르거나, 알아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계적으로 최소 10명 중 1~2명은 우울증이지만, 실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지인이나 친구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몹시 놀라는 사람도 많습니다. 대부분이 우울증이 아닌 그저 피곤하고 힘들어서 그런 것일뿐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늘 피곤하고, 축 쳐진 기분, 식욕도 없고, 만사 귀찮으며, 짜증나면서 집중력도 떨어졌는데 너무 과로한 탓이라고 오판합니다. 주말에 푹자고, 푹쉬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푹 쉬어도 피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혹시 다른 병이 있는가 싶어 병원에 갔더니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우울증을 진단하기도 어렵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알았다고 해도 주변에 떳떳하게 밝히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병이 깊어지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성 피로라고 생각하고 참고 견디는 우울증의 징후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명백한 우울증의 신호는 '기분이 가라 않는 것'입니다. 일을 하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기분이 저조하다 못해 '가라앉는(depressed)' 증상은 '쾌감상실(anhedonia)'과 함께 우울증의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 증상입니다.

쾌감상실은 남들이 즐거워하는 어떤 일에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세상이 마치 흑백화면처럼 무미건조하고 형편없이 느껴지면 친구나 동료와 대화를 해도 재미가 없기 때문에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심해지면 삶에 대한 의지도 잃게 되는 위험한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입맛이 이상하거나, 성욕이 줄어들고, 잠이 오지 않고 쉽게 피로해집니다. 또 몸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건망증이 심해지며, 우유부단해지기도 하지요. 이 단계에서 "좀 쉬면 괜찮아 질 것"이라는 말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우선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병을 알리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정신건강증진센터가 있습니다. 간단한 상당부터 연계치료, 위험 상황에서의 대처, 상황에 따라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과 센터를 함께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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