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명수사' 의혹에 또 등장한 버닝썬 윤총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근무
경찰청과 가교역할 가능성 커
'첩보이첩' 논란 핵심인물 꼽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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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버닝썬 사태에서 일명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경찰유착 핵심으로 지목된 윤모 총경(구속)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윤 총경은 김 전 시장 관련 첩보가 경찰청에 이첩될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면서 청와대와 경찰청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한 만큼 논란의 사실관계를 밝힐 핵심인물로 꼽힌다.


김 전 시장 첩보가 청와대에서 경찰청으로 내려온 시기는 2017년10월께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이철성 전 청장은 이와 관련해 "통상적인 첩보 처리 절차에 따라 주무부서인 수사국에서 첩보들을 검토하고 해당 지방청에 하달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첩보 이첩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의 해당 기관 파견자가 담당한다. 윤 총경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였던 2017년7월부터 1년 동안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김 전 시장 첩보가 경찰청에 이첩될 당시 상황에 대해 소상히 알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던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청와대가 명시적으로 하명수사를 지시했는지 여부다. 윤 총경이 청와대와 경찰청 간 '연락망'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이 윤 총경을 상대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당시 청와대의 명시적인 수사 지시가 있었는지, 실제 수사 진행상황을 일일이 보고받았는지,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고 경찰을 질책한 사실이 있는지 등이 밝혀져야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첩보 입수 경위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김 전 시장은 선출직 공무원으로 청와대의 감찰 대상이 아니다. 청와대가 첩보를 직접 수집했다면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투서나 제보 형식으로 접수됐다면 수사기관에 이첩했다는 것만으로는 문제 삼긴 어렵다. 검찰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윤 총경을 비롯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당시 민정비서관실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경찰청 수사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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