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사슴모양뿔잔은 네 부분 접합한 토기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X선 CT 분석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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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에서 출토한 아라가야 사슴모양뿔잔이 네 부분을 각각 만든 뒤 접합해 완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5∼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을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로 분석해 원통형 뿔잔·몸체 상부·몸체 하부·굽다리를 따로 제작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25일 전했다.


토기는 높이 19.3㎝, 길이 17.2㎝, 폭 13.8㎝다. 조사는 함안군과 두류문화연구원이 토기 제작 과정을 파악하려고 연구소에 의뢰하면서 이뤄졌다. 발굴 당시에는 목 부분이 깨져 사슴 머리가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유물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찾았다. 조사단은 “다른 유물이 넘어지면서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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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머리는 몸체 하부로 연결됐다. 그 위에 상부를 따로 덮은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은 매끄럽게 다듬었다. 기벽 내부에는 바탕흙 접착력을 높이려고 손으로 누른 흔적이 있었다. 머리와 목 부분은 흙으로 가득 채웠다. 반면 원통형 뿔잔과 이에 연결된 몸체 내부에는 액체를 채울 공간이 있었다.


박종서 문화재보존과학센터 학예연구관은 “사슴 형상 머리를 지탱할 수 있도록 몸체 바닥 부분을 먼저 만들었다. 원통형 뿔잔과 붙은 몸체 상부를 접합하고, 굽다리 받침을 연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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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모양뿔잔은 집모양 토기 등 다른 상형토기와 함께 출토됐다. 굽다리 부분에 아라가야의 상징인 불꽃무늬 투창이 새겨졌다. 타원형 몸체와 과장된 둔부, 아래로 쳐진 꼬리를 붙인 뒤 ‘U’자 형태 뿔잔을 올려 완성했다. 이 유물이 나온 말이산 45호분은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다. 묘광(墓壙·무덤 구덩이)의 길이와 잔존 너비는 각각 9.7m와 4m다. 목곽은 길이 6.7m·너비 2.7m로 확인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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