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멕시코로 향했다고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전화로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면서 이를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우리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망명을 제공해준 우리 형제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나는 멕시코로 떠난다"면서 "나는 더 강해져서 곧 돌아올 것"이라고 적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트윗 게재 직후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멕시코시티 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그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멕시코 의회에 이 결정을 지지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볼리비아 정부에도 모랄레스가 안전하게 멕시코로 올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2006년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선출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 부정 의혹이 커지자 전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3주간의 대규모 시위에 이어 미주기구(OAS)가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경찰과 군까지 나서서 사퇴를 종용한 데 따른 것이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이어 부통령과 의회 상·하원 의장 등이 모두 함께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볼리비아는 권력 공백 상태에 놓였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를 비롯해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면서 방화와 상점 약탈 등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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