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몰랐던 미생물의 엄청난 능력

농약·비료 등 작물 생산부터

항생제 대체제 등 축산까지

김치 등 각종 식품 분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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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미생물은 농업분야에서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작물 생산 분야에서는 미생물농약, 미생물비료, 작물의 생육 증진 및 품질 향상, 기상재해 경감(내한ㆍ내서성, 내염성 환경장애 증진 등)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축산 분야에서는 장내 건강 증진, 항생제 대체제 사료 첨가제, 축산 악취 제거, 가축 분뇨 처리 등에 쓰인다. 식품 분야에서도 김치, 치즈, 유산균, 장류, 발효주 등 발효식품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미생물을 이용해 쓴맛은 줄이고 감칠맛은 살려주는 장을 개발하는 등 발효가공식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농진청은 최근 토종 미생물을 활용해 맛있는 전통장류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쓴맛은 줄이고 감칠맛은 최대한 살려 맛있는 장맛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농진청은 토종 미생물을 찾기 위해 전국의 매주를 수집한 뒤 바실러스균과 황국균을 혼합한 복합종균을 개발했다.


이 미생물로 장을 담갔더니 구수한 맛을 내는 아미노태 질소 함량이 2배 이상 높았다. 또 감칠맛을 내는 아스파르트산과 글루탐산은 각각 8배, 4개 높게 나왔다. 반면 쓴맛을 내는 성분은 5배 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메주가 발효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었다. 전통 방식으로 메주를 발효시키면 통상 2~3개월이 걸리지만 미생물을 활용하면 일주일로 짧아진다. 농진청은 토종 미생물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고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장류와 종균제, 건강기능성식품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장류 개발은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농진청에 따르면 장류제품 소비촉진을 통한 나트륨 섭취량이 1g 감소하면 의료비용 등 6조7000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미생물을 활용한 전통주 복원과 제품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7년 한국형 제조기술 실용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2017년 한국형 청주가 탄생했다. 한국형 청주는 술을 발효시킬 때 쓰는 발효제인 쌀알누룩과 효묘에 재래누룩에서 분리한 누룩곰팡이를 넣어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국형 청주는 알코올 도수가 15도 정도이며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진청이 2014년 개발한 탄산가스 함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한 전통주 오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리셉션장 만찬주로 올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쌀과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으로 영양과 기능성을 갖춘 한국형 순 식물성 쌀 요구르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농진청은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식물성 유산균 JSA22(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를 우리 쌀에 접목해 이 제품을 만들었으며 100% 순 식물성 요구르트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일반 유산균 발효물(요구르트)와 비교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과 가바(신경안정ㆍ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는 기능성 아미노산) 함량이 풍부하며 항균ㆍ항산화ㆍ항염증 활성도도 높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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