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아기상어' 울려퍼진 이유는?

트럼프, 워싱턴내셔널스 초청…월드시리즈 챔피언 축하행사
'미국을 위대하게' 모자 쓴 선수보자 깜짝 놀라며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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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커트 스즈키 워싱턴내셔널스 선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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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레바논 시위대의 '떼창'을 이끌어냈던 동요 '아기 상어(Baby Shark)'가 이번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울려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창단 첫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워싱턴내셔널스 축하 오찬을 연 자리에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내셔널스팀과 수천여명의 군중을 초청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축하 행사를 열었다.

내셔널스 선수들은 해병대 군악대의 '아기 상어' 연주에 맞춰 야외 오찬장인 사우스론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워싱턴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아기상어는 2015년 한국의 유아콘텐츠 브랜드 '핑크퐁'이 북미권 구전동요를 각색한 어린이 노래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레바논 시위 현장에서도 아기상어 음악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내셔널스팀에서는 지난 6월 극심한 부진을 겪던 헤라르도 파라 선수가 이 곡을 자신의 등장곡으로 바꾼 후 팀이 승승장구하자, 팀의 응원곡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파라 선수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곡을 바꿨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노래에 대해 "매우 강렬하고 귀여운 노래"라고 평가했다.

이날 축하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내셔널스와 사랑에 빠졌다"며 덕담을 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그것(내셔널스), 그리고 탄핵"이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자신이 민주당 주도의 하원 탄핵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5차전 경기장을 찾았다가 팬들로부터 "트럼프를 탄핵하고 구속하라"는 야유를 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장내 혼란을 원치 않는다며 시구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커트 스즈키 선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공약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등장하자 깜짝 놀라며 뒤에서 포옹하기도 했다. 라이언 짐머맨 선수는 45대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45번 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전달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스포츠리그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행사도 열릴 때마다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도 7명의 선수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치며 행사에 불참했다. WP는 "대부분 소수인종 선수들"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수들도 행사에 불참한 바 있다. 올해 여자축구 월드컵 미 국가대표팀은 "초대를 받아도 응하지 않겠다"고 미리 밝혀 초청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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