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 국무부 부장관 유력‥북핵 협상 플러스 요인(종합)

AP 통신 곧 임명 보도
부장관 되도 북핵 엄무 지속 예상‥본인도 북한 문제 해결 의지 강해
북핵 협상 급 높아질 가능성..北 최선희와 직접 대화 가능 지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설명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자신이 러시아 대사로 갈 생각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설명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자신이 러시아 대사로 갈 생각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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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수일 내에 비건 대표를 차기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존 설리번 부장관의 후임을 맡게 된다.

비건 대표의 영전 가능성은 앞서도 보도된 바 있지만 시기까지 특정해 전해진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건 대표의 국무부 부장관행은 대북 협상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일단 북한 비핵화 협상은 앞으로도 비건 대표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 대표는 지난 8월 러시아 대사 기용설이 대두되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회담을 한 후 이례적으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업무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비건 대표의 이동은 판문점 북ㆍ미 정상 만남 이후 기대됐던 북ㆍ미 간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후 비건 대표는 이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ㆍ미 실무협상에 참석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만나 미국 측이 고안한 해법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비건 대표는 대북 정책에서 분명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 대사직을 맡을 경우 북핵 문제에서 손을 떼야 하지만 국무부 부장관의 경우 그런 부담이 작다.

한 외교 소식통도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을 맡게 된다면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북ㆍ미 협상에 대한 전폭적인 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그의 직급이 특별대표에서 부장관으로 격상된다는 것은 협상의 격을 높인다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비건 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하더라도 대북 실무협상 수석대표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역시 1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에 나선 바 있고 이후 승진해 북ㆍ미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비건 대표가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 최 부상과 직급이 같아지는 만큼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진다. 이 경우 실무협상은 김 순회대사와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 특별부대표 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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