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화 앞둔 P2P, 너도 나도 '1등 마케팅'

고수익 미끼로 혼탁한 시장 속 고객에 우호적 이미지 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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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개인간 거래(P2P) 금융업체들이 너도나도 ‘1등 마케팅’에 나섰다. 법제화를 앞두고 업계 1위 타이틀을 내세워 고객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테라펀딩은 누적 대출액 기준 업계 1위 P2P 업체다. 21일 P2P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 회사의 누적 대출액은 9136억원으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조원 이상 추정되는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하고 있다.

비슷한 부동산 대출을 하는 P2P 업체 투게더펀딩도 1위 업체임을 강조한다. 테라펀딩이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돈을 빌려주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치중한다면 자신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담보 분야에서 1위라는 주장이다. 이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약 5000억원으로 테라퍼딩의 절반 수준이다.


개인신용대출만 취급하는 렌딧은 이 분야 1위를 자임하고 있고, 시소플랫폼은 동산담보 분야 1위라고 홍보한다. 전체 동산담보 규모는 7200억원인데 이 가운데 시소플랫폼은 974억원의 대출을 내줬다. 부동산과 신용대출을 모두 취급하는 어니스트펀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종합 P2P 1위 업체라고 광고하고 있다.


‘성장률 1위’를 자랑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누적 대출액이 127억원에 불과한 넥펀이라는 회사는 지난달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업력이 짧은 신생업체들이 자주 쓰는 홍보 문구다.

P2P 업체들이 1등 마케팅에 나서는 건 법제화를 앞두고 고객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 새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르거나 고수익을 미끼로 고객을 유혹하는 업체들로 시장이 혼탁해진 상황에서 믿을 만한 업체임을 강조하기 위해 1등 타이틀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P2P 금융시장엔 200개 이상 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법이 시행되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몇몇 업체만 남고 나머지는 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2P사 220곳이 영업하고 있으며 누적 대출액 6조2522억원에 달한다. 2016년 말 6289억원에서 2년 반 만에 약 10배 규모로 급성장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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