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빌딩·제주 조선호텔' 품은 이지스리츠, 내달 상장 돌연 철회

증권신고서 금융당국 심사 통과 못해…연내 증시 입성 불투명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과 제주 조선호텔을 보유한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리츠(이지스밸류플러스)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기업공개(IPO)를 돌연 철회했다. 상장을 위해 금융 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반려됐기 때문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는 요건을 보완한 뒤 12월 상장을 목표로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연내 증시 입성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15일 "이지스밸류플러스의 상장 철회신고서를 전날 제출했다"고 밝혔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증권신고서가 금융 당국의 심사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구체적인 철회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지스밸류플러스는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과 신세계 제주 신라호텔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두 빌딩의 자산가치는 5000억원으로, 자본과 부채가 대략 반반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지분 가치로 평가된 2350억원을 공모할 계획이었다.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신영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들 증권사가 각각 1975억원, 200억원, 175억원씩 총액인수하기로 하는 등 상장이 순조롭게 추진되는 듯했다. 배당수익률도 6%대로 높아 롯데리츠에 이어 성공적인 증시 입성이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를 반려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주관사 관계자는 "오는 22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24일부터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다"면서 "1개월쯤 상장 시점을 미룰 예정이지만, 증권신고서 통과 여부를 확신할 수 없어 연내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지스밸류플러스의 갑작스러운 상장 철회로 롯데리츠 상장으로 달궈진 공모시장 분위기가 식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리츠는 지난달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투자자금 4조7000억원이 몰려 358.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지스리츠, NH리츠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고서가 반려되면서 공모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꺽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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