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다음 타깃은 '밀레니얼 세대'

월간 생명보험 보고서 "가입여력 높아 특화상품 개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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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보험업계도 이들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1일 월간 생명보험 최신호에 실린 '밀레니얼 세대와 보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밀레니얼 세대는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이들은 총 18억명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15%를 뛰어 넘었으며, 전체 노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분의 1에 달한다.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세대들이 소비활동 주축으로 활동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해진 것은 보험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주요 보험가입 연령층은 40~50대다. 하지만 이들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이미 90%에 근접해 추가 가입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다. 반면 20·30대의 생명보험 가입은 각각 63.8%, 77.3%로 향후 핵심 고객층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디지털기술 활용에 능하고, 집단보다는 본인만의 취미ㆍ만족 등 스스로에 충실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보다는 현재를 즐기는 성향도 두드러진다. 이외에도 '소유보다는 경험 및 공유', '속도 민감' 등의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해외 보험업계는 밀레니얼 세대를 떠오르는 핵심 고객층으로 보고, 이들의 특징을 파악한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 적극적이다. 중국 핑안보험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할 경우 반송 택배비를 보장하는 반송보험을 내놓았다. 반송률 등을 빅데이터로 조사해 3~5위안(약 500~850원)의 보험료를 받는다. 소비자들은 쇼핑몰과 연계된 결제창에서 한번의 클릭으로 가입할 수 있다.

미국의 보험 스타트업 레모네이드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험가입과 보험금 수령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이 속도에 민감한 사실에 주목했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3초 내 지급될 보험금이 계산되고, 보험금은 3분 안에 고객계좌로 보내진다.


보고서는 현재 국내 보험업계는 보험 소비층을 더 세분화하거나, 가입기간을 단기로 줄여 보험료를 낮추는데에만 집중한 상품들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비자 수요 만족보다는 보험사들의 실적 확보에만 급급한 영업 방식이라는 것이다.


보험사들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관련 상품, 온디멘드(가입자가 언제든지 원하는 기간만큼 가입)식 단기보험, 럭셔리 소형가전 보장보험 등 밀레니얼 세대 특화 상품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블루오션이라고 여겨졌던 유병자, 고령자 시장도 점차 포화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정교한 '타기팅'과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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