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포기한 말기 간경화 환자, 한국서 수술받고 새 삶

서울아산병원 2대1 생체간이식 받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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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말기 간경화와 간암에 걸려 미국에서도 수술을 받지 못했던 칠레의 한 60대 남성이 한국에서 건강을 되찾았다.


7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칠레에서 온 알베르토 씨는 최근 두 딸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알베르토 씨는 지난해 9월 극심한 피로와 황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간경화와 간암을 동시에 진단받았다. 혈전으로 간문맥이 완전히 막힌 데다 이미 담도에도 간암이 침범한 상태인 만큼 요양병원에서 삶을 정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연수를 받았던 현지 간이식외과 전문의의 제안으로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다.


알베르토 씨가 건강을 되찾을 방법은 2명의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각각 간 일부를 받아 시행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 유일했다. 알베르토 씨와 가족은 지난 3월 한국에 도착해 기증자 적합 검사 등을 받았다. 이어 4월 알베르토 씨의 두 딸이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해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지난 2000년 간경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50대 남성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처음 수술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한 사람의 간 기증으로 충분치 않거나 남은 간의 용적으로 기증자의 생명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따를 수 있는 경우 적용할 수 있는 수술로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세계 최초로 고안한 방법이다. 현재 전 세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지구 반대편 남미 칠레에서 한국을 찾아온 것은 우리나라 간이식 수준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기술이 전 세계 간이식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전 세계 말기 간질환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귀국을 앞둔 알베르토 씨는 "서울아산병원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이라며 "평범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과 간호사들은 평생 나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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