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중국 車시장서 홀로 달리는 일본차, 전략은?

KAMA '일본브랜드의 중국시장 점유율 회복전략' 보고서
"정무적 갈등엔 중립적 태도·친환경차 판매확대 등 주효"

중국 승용차시장 규모 및 국가별 점유율(사진=KAMA)

중국 승용차시장 규모 및 국가별 점유율(사진=K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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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중국 승용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일본 브랜드만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브랜드가 선전하는 배경에는 국가간 정무적 갈등 발생 시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며 수익성·신뢰도 중심의 판매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일 발표한 '일본브랜드의 중국시장 점유율 회복전략'에 따르면 최근 중국 승용차 시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정부의 부채감축 정책 등으로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1~7월 중국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1165만2491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계 브랜드 차량은 260만7281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증가한 수치다. 올 들어 7월까지 유럽과 한국 브랜드 차량 판매가 각각 전년 대비 8.3%, 13.5%씩 빠지고 심지어 중국 현지 브랜드의 판매량도 20.9% 급감한 가운데 일본 브랜드만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 브랜드는 지난 2010년 중국 승용차 시장의 19.1%를 차지했으나, 이후 2016년에는 시장점유율이 16.2%까지 낮아졌다. 구형모델을 그대로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은 데다 중·일간 조어도 갈등으로 판매감소세가 가속화됐다. 하지만 2017년부터 회복세를 타면서 점유율은 올 들어 7월까지 22.4%로 반등했다.


중국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일본 브랜드가 세운 전략은 ▲조어도 관련 중·일간 정무적 갈등 이후 소비자 불안감 해소에 노력하며 중립적 자세 유지 ▲글로벌 신형모델의 중국시장 투입시차 단축 및 가격경쟁력을 높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비중 확대 ▲신차 소비자·딜러·중고차 거래자 등 가치사슬 참여자 전반의 신뢰를 얻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통합적인 판매·재고관리 체계 도입 등이다.

먼저 글로벌 신형모델의 중국시장 투입 시차를 줄이고,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지우링허우(90년대 출생한 젊은 세대)의 수요에 맞춰 할부기간 연장 및 온라인 판매채널 구축을 진행했다. 그 결과 토요타 코롤라와 닛산 실피가 2019년 중국의 상반기 베스트셀링 모델 2,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고연비 하이브리드차를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활용, 토요타는 올 상반기 중국 친환경 승용차 시장 2위(점유율 11.1%)로 뛰어올랐다.


또 상품 라이프사이클 전체적으로 수익성을 고려한 판매전략을 세운 것도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일본 브랜드들은 차급별 라인업을 단순화하는 등 차급간 간섭현상을 줄여 신차효과를 극대화하는 성장기 전략과 신차출시 2~3년 후 출력, 연비 등을 강화하고 하이브리드 트림을 투입해 판매를 확대하는 성숙기 전략을 적절히 활용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 업계의 중국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2026년께 중국 승용차 시장의 37%가 신에너지차 및 하이브리드차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해 신에너지차와 고연비 하이브리드차 등 성장성이 높은 차종을 적시 출시해야 한다"며 "또한 딜러와 중고차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 걸쳐 수익성 제고 위주의 통합적 관리방식 도입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국가와 정무적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업계는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부정적 분위기의 확산을 최소화했던 일본업체들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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