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세대' 우석훈 "검찰개혁, 다른 문제에 비해 과잉대표됐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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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인턴기자] 지난 28일 서울시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린 가운데, 경제학자이자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는 검찰개혁이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문제들에 비해 지나치게 과잉대표돼 있다고 비판했다.


우 박사는 30일 중앙일보를 통해 "사회가 좋아지려면 많은 부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검찰개혁은 사람들 관심 끌고 언론에도 나오는데 경제적 불평등이나 세대 갈등같이 진짜 개혁이 필요한 부분은 관심이 별로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 털어보기를 하는 건데, 누군가 혼내는 문제에는 사람들 정서가 움직이는데,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에는 안 움직인다"라며 "사법개혁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문제에 비해 과잉대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나 교육 문제에 우리가 얼마나 관심을 가졌나. 이렇게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검찰개혁 말고도 중요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면서도 "정치·정권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사회 구조적 위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국(54)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는 20·30세대에 대해서 우 박사는 "86세대와는 정서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 정권만 따져봐도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란 때부터 불평등 문제가 계속 타고 온 거다. 사시 폐지도 있고, 조국 건이 아니었더라도 (세대 갈등이) 아마 터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층의 분노는) 투표행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여당이 야당 시절부터 셀럽들을 통해 해온 투표 독려운동이 이제 먹히기 어려워졌다"면서 "젊은 층에 투표하자고 캠페인 하면 투표장 가서 사실 야당을 찍었고 그게 중요한 선거전략이었는데, 그런 게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석훈 경제학자가 지난 3월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석훈 경제학자가 지난 3월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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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9일 우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 시대가 끝이 났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시하면서 조 장관의 임명을 비판했다.


우 박사는 "최소한 1987년 이후로 방어하려는 사람과 공격하려는 사람이 한국에서는 명확했던 것 같다. 막으려는 보수와 공격하려는 진보로 우리는 움직여왔다"라며 "그 속에서 최소한 '구체제' 혹은 기득권에 대한 공격이라는 명분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변화를 희망하는 세력이 더 커진다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국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이런 한 시대가 좋든 싫든, 이제는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와 같다"면서도 "조국이 아니라도, 조금 늦추어질 수는 있더라도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사회는 경제보다 더 큰 개념이고, 사법 개혁보다 더 큰 개념"이라며 "사법개혁에 사회개혁의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을 보는 일은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87년 이후로 이어져 온 개혁파의 명분은 이제 끝났다. 행정의 방향을 위해서 10대와 20대를 '우리' 속에서 버린 것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라면서 "좋든 싫든, 한 시대가 끝이 났다. 다음 시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조국 이후의 시대, 이 시대의 특징은 명분이 없는 시대라는 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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