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세계 최초 '연료전지 적용 원유운반선' 개발

효율높고 오염물질 배출 적어 '친환경' 최적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삼성중공업 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연료전지(Fuel Cell) 적용 원유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독일선급(DNV GL)으로부터 연료전지 적용 아프라막스급(AFRAMAX·8만~11만t급)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선급의 기본승인은 선박 기본설계의 기술적 정합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이번 승인으로 삼성중공업은 연료전지 적용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과 그 기술에 대한 공식인증을 획득, 본격적 수주활동이 가능해졌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연료전지 선박은 기존 발전기 엔진을 천연액화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Solid Oxide Fuel Cell)로 대체, 발전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선박이다.

연료전지는 연료의 화학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기와 같은 장치로, 전기를 저장해 사용하는 배터리와는 구분된다. 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엔진과 달리 폭발과정이 없어 에너지 변환 단계가 단순해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 배출도 거의 없다.

삼성중공업 측은 기존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의 3㎿ 발전기 엔진을 연료전지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45% 이상 저감돼 내연기관 자동차 약 1만대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료 전지 중에서도 삼성중공업이 적용할 SOFC는 현 단계에서 개발된 연료전지 중 가장 효율이 높다. LNG 뿐 아니라 수소(H2)도 연료로 사용이 가능해 향후 온실가스 배출 제로인 '수소 연료전지 선박' 건조를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 2008년부터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2015년 10% ▲2020년 20% ▲2025년 30% 등 저감목표치(EEDI)를 설정하고 강제해 온 만큼 이번 기술이 향후 시장 선점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의장설계팀장(상무)은 "향후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단계적 시행이 예정된 바, 선박의 연료전지 도입은 필연적"이라며 "이번 인증은 삼성중공업이 선박 연료전지 기술을 가장 먼저 확보함으로써 관련 시장 선점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