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총리 후보, 유엔총회서 "기후변화 대응 섹시하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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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젊은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가 환경상 취임 직후 참석한 유엔(UN)총회에서 "섹시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의미 모를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하던 중인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현지의 한 환경단체가 개최한 행사에서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감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줄이겠다"고만 답변하고 세부 내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다음 날 '섹시하게' 발언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슨 뜻인지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라며 "촌스러운 설명은 필요없다"고 얼버무렸다. 일본 언론들은 별다른 해석 없이 해당 발언을 소개했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가벼운 발언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콘텐츠 없이 이미지로만 밀고가는 정치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38세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그는 훈남 이미지의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 차기 총리 조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연설로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을 꼽았다. 그는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사실을 거세게 비판한 툰베리의 연설에 대해 "강렬했다.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은 지금 상태로는 안된다"며 위기감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툰베리가 이날 연설에서 "감히 어떻게(How Dare You)"라는 표현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날 툰베리는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패널 연사로 나서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는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대량멸종의 시작에 있다"며 "그러나 당신들은 모두 돈,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에 대해서만 말할줄 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각국 지도자들에게 질책을 쏟아냈다. 그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됐고 얼굴 역시 상기돼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때에는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툰베리의 발언 중간 중간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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