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전망 하향조정 진정되나

코스피 연일 상승…8월 급락 이전 수준까지 회복
영업이익 등 9월 들어 하향 조정폭 점점 좁아져
정책 기대감 겹쳐 내달초까지 상승국면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연일 상승하며 8월 급락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추세상승'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누그러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실적하향이 마무리되는 국면과 정책 기대감을 감안할 때 다음 달 초 미ㆍ중 무역협상 전까지는 상승 국면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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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최근 3개월치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비교한 결과, 이달부터 하향조정치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하향조정돼 왔다. 올 상반기 내내 상장사 절반 이상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매달 하향조정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하향조정은 지속돼 7월 말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6652억원에서 지난달 말 33조8136억원으로 전달대비 2.46% 더 줄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 하향조정폭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이날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33조6276억원으로 전달대비 하락폭이 0.55%에 그쳤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1.91%포인트나 줄어든 셈이다.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소폭 늘었다. 국내 상장사들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지난 7월 말 24조1128억원에서 지난달 말 23조9664억원으로 0.61% 줄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24조947억원으로 전달대비 0.54% 증가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와 3분기 당기순익 추정치가 각각 0.5%, 1.4% 반등했다"면서 "증시 펀더멘털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이 진정됐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4분기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7월 말 30조7488억원에서 지난달 말 30조2678억원으로 1.56% 감소했지만, 9월 들어서는 30조626억원으로 전달대비 감소폭이 0.68%로 축소됐다. 매달 1% 이상씩 줄었던 실적 추정치 하향폭이 0%대까지 낮아진 것이다.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7월 말 22조2920억원에서 지난달 말 21조8618억원로 1.93% 낮아졌지만, 이달에는 21조7240억원으로 감소폭이 다소 줄며 0.63% 수준에 그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주당순이익(EPS)도 바닥에서 살짝 반등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주 코스닥 임상 결과와 반도체 3분기 실적에 따라 또다시 흔들릴 여지가 있을 순 있지만, 내년이 되면 이익 반등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연초 190조~200조원에서 140조원까지 하향됐지만, 다행히 추가 하향 추세는 눈에 띄게 진정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실적 하향이 멈춘 것은 다른 업종보다 반도체 업종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9월 한 달 동안 기준이기는 하지만 2020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상향된 섹터 수와 하향된 섹터 수가 같다"며 "적어도 내년 실적 개선 기대는 훼손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실적하향 마무리 국면과 정책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10월 초부터 재개되는 미ㆍ중 무역협상까지는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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