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다] 문뜩 생각나는 추석의 기억들

동그랑땡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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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추석이 다른해보다 빨랐다. 가을과 추석을 한꺼번에 맞이했으니 남은 가을은 다른 해보다 조금 여유롭게 지낼 듯하다.

지난 추석도 집집마다 명절을 지내는 방법이 많이 달라 명절의 기본이라고 하는 음식을 만들지 않은 집들이 많았을 것이다.

추석이면 송편빚고 수정과, 식혜 만들고 삼색나물에 오색전은 기본이요. 토란국에 잡채, 갈비찜이나 구이 그리고 우리집은 홍어회무침까지가 필수코스이다.


옛 명절에는 다소 허례허식에 준하는 음식들을 장만하였고 먹을 것이 귀했던 때라 명절에라도 넉넉히 기름진 음식을 다 같이 맛볼 수 있도록 이것저것 형편껏 준비하였다. 그러나 요즘은 허례허식도 줄어들고 먹을 것이 언제나 풍성하여 명절 음식을 많이 준비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그러나 올해도 명절음식을 풍성하게 준비한 건 엄마손맛이 그리워서이다.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연로해지시니 음식만드는 일이 버거운 일이 되셨지만 옆에서 거들어 맛보게 되는 어머니들의 명절음식에는 ‘그래 이 맛이야~’가 가득하다.


파, 마늘 직접 까고 다듬고 빻고 다지고 깨 볶아서 찧고 기름짜서 참기름을 만들고 봄에 담아둔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양념하니 그 맛이 어머니들의 비법인 것이다. 그래서 항상 넉넉한 명절 음식은 명절이 끝나도 냉동실에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더 이상의 기다림은 늦으리! 어머니들의 정성이 가득한 음식들을 냉동실에 보관해두었다면 잊지 말고 끝까지 맛있게 먹어야 할 일이다. 여유로운 가을이라도 금방 겨울이 오고 또 명절이 있으니 당장 추석의 기억들을 되살려 어머니가 싸주신 음식을 냉동고에서 꺼내어 맛있게 살려 내보자.


이미경(요리연구가, 네츄르먼트, http://blog.naver.com/pou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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