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짓누르는 빚더미 29.9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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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약 250조달러(29경9000조원)에 육박하는 빚더미가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부채-금리-성장'의 연결고리에 빠지면서 경기하강 우려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마저 상실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정부ㆍ기업ㆍ가계 부채 규모가 50% 가까이 늘어나면서 각국 경제, 통화정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글로벌 부채는 246조600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전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소냐 깁스 IIF 글로벌정책담당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우려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경제에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 같은 진단은 오는 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11주년을 맞는 가운데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WSJ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주요국들이 줄줄이 도입한 양적완화(QE)와 저금리 정책이 당시 경기침체를 막아내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경기하강 국면에서 더 큰 숙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부채-금리-성장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강하다"며 저금리 환경에 익숙해진 기업과 소비자들로선 금리 인상 시 즉각적으로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 큰 경제 타격을 가져오자, 통화당국으로선 긴축기조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도 이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진 셈이다.


이는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올 초 글로벌 부채 문제를 지적하며 "세계가 깨지기 쉬운 평행상태에 있다"고 진단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당시 카니 총재는 부채부담의 지속 여부는 저금리, 국제 자유무역 기조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발 무역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환경은 해당 발언이 나왔을 때보다 더 악화한 상태다.

더욱이 10년 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등으로 자금을 풀어 위기진화에 나섰던 반면, 최근 금리 수준은 당시 절반에도 못 미친다. WSJ는 "저금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게 된 이유는 산더미같은 빚 때문"이라며 "경기둔화와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금리가) 이미 낮은 상황에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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