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관 '깐깐하네'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AI 면접관 '인에어' 체험
상황질문 등 순발력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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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제약ㆍ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 올해 처음 마련된 인공지능(AI) 면접이 눈길을 끌었다. 면접장 안에 들어서니 AI 면접 프로그램 '인에어(inAIR)'가 설치된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자리에 앉아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쓰고 이름과 수험번호를 입력했다. 얼굴과 목소리 인식 과정을 거치면 본격적인 면접이 시작된다. 면접은 자기소개, 상황 질문, 게임면접 등으로 구성됐다.


'AI 면접관'이 건넨 첫 질문은 자기소개였다. 60초간 생각할 시간을 가진 후 90초 이내에 답변해야 했다. 답변이 너무 짧아도 곤란하다.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하고 영업 직무에 관심 있다"고 짤막히 답하자 답변 제출이 불가했다. 20초 이상 답하고 나서야 '답변 제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이어 상황 질문이 주어졌다. "오랜만에 만난 은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라." 예상 밖 질문에 당황스러웠지만 중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서둘러 떠올렸다. "선생님이 감사한 이유는..." 답변을 생각할 시간이 무색할 만큼 버벅거리다 보니 어느새 60초가 지나갔다. 이어 게임 면접이 시작됐다. 제한 시간 내에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가능한 많은 카드를 뒤집는 '카드 뒤집기', 움직이는 조각의 모양을 맞추는 '방향 바꾸기' 등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했다. 게임 면접은 기업의 채용 시험인 인·적성검사와 유사했다. 실제로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상반기 공채에서부터 인ㆍ적성검사를 AI 면접으로 대체했다.

AI 면접관은 직무와 관련된 질문도 할 수 있다. 제약회사의 경우 연구, 품질ㆍ생산, 영업 등 다양한 직무가 있는 만큼 사전에 직무별 문제를 입력하면 된다. 인에어를 제작한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기업이 면접자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대화하듯이 물어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면서 "지원자들은 집이나 PC방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면접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ㆍ바이오 업계에선 AI 면접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인에어는 같은 해 상반기 공채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 100여개 제약회사에서 쓰인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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