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에 꽂힌 5대그룹…'공유경제·AI·빅데이터' 주목

현대차·SK·롯데, 동남아 모빌리티 스타트업 '그랩'과 협업 추진
LG전자·현대차,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 늘려
하반기에도 주요그룹 오픈이노베이션 가속화 전망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기하영 기자] 국내 5대 그룹이 글로벌 스타트업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5대 그룹의 올해 상반기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키워드는 '공유 경제ㆍ인공지능(AI)ㆍ빅데이터'로 압축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과 LG, 롯데그룹은 각각 삼성벤처투자, LG테크놀로지벤처스,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별도의 투자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 계열사 출자를 통한 펀드를 조성했으며 현대차와 SK그룹은 각 계열사가 주력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해 협업의 성과를 내고 있다.

자료=각사 반기보고서

자료=각사 반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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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1순위는 공유 경제에 기반한 모빌리티 사업이다. 현대차, SK, 롯데그룹 등이 동시에 관심을 나타냈다.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동남아시아의 공유 경제 모빌리티시장이 공통 타깃이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며 시장을 75% 이상 장악한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그랩'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그랩에 2843억원을 추가 투자했으며 SK텔레콤 도 올해 초 그랩과 조인트벤처를 신설해 30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그랩의 차량 호출 서비스에 코나 전기차 모델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SK텔레콤은 티맵(Tmap) 기반의 그랩 운전자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예정이다.


롯데도 그랩의 승차 공유 시스템을 활용한 유통 배송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롯데마트는 그랩의 오토바이로 상품을 배송하는 '스피드 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5월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앤서니 탄 그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신사업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I는 이미 주요 대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선정된 지 오래다. 올해 상반기에는 LG전자 와 현대차그룹이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며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와 함께 중국 AI 영상 인식업체 딥글린트(DeepGlint)에 477억원을 쏟아부었으며 LG전자 는 지난해 투자한 국내 AI 스타트업 아크릴에 올해 상반기 10억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이 같은 전략 투자는 대기업의 내부 연구개발(R&D) 조직의 아이디어만으로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주요 그룹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의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개방형 혁신 트렌드는 앞으로도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찾기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운용하는 '롯데-KDB 오픈이노베이션 펀드'에 하반기 300억원 이상을 출자할 계획이며, 현대차그룹도 인도 차량공유 업체 올라에 3384억원을 하반기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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