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병 역사공원 공모, 예산확보·콘텐츠 미흡 지적…당분간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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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전남도는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한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 공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용역이 역사공원 입지 선정에 몰두하면서 정작 공원 콘텐츠는 충실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특히, 예산 규모가 애초보다 2배 이상 늘어 국비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달 말 공고하기로 예정했던 남도의병 역사공원 지자체 대상 공모를 보류하기로 했다.


남도의병 역사공원은 480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해 임진왜란에서부터 3·1운동까지 호남지역 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이 지역 의병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도내 시군 지자체들은 의병 역사공원이라는 상징성과 역사·문화·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관광 상품성까지 갖추면서 치열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전남도는 애초 오는 23일 도내 시군 지자체들로부터 유치 신청서를 접수해 심사를 거친 후 이달 28일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역사공원 콘텐츠 미흡에 대한 우려와 이로 인한 국비확보에 난관이 예상되면서 먼저 공원 조성 계획을 보완한 후 입지를 선정하기로 하고 공모 일정을 중단했다.


광주전남연구원의 용역 결과를 보면 시군 공모를 위한 입지 선정 평가 기준 마련에 집중되면서 정작 공원을 어떻게 조성할지에 대한 콘텐츠 구상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 역사공원에 들어설 기념관과 전시·교육·체험시설 운영 계획 등도 구체적인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애초 구상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예산 확보도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남도가 내놓은 사업 규모는 200억 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480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자체 관심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국비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자칫 국비 확보에 실패하거나 확보액이 부족하면 지방비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사업추진 자체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전남도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용역을 통해 역사공원 콘텐츠를 좀 더 충실하게 보완한 뒤 입지 선정 절차를 진행할 생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역사공원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국비확보를 위한 콘텐츠 마련에 집중할 시기로 판단했다"며 "공모 접수 시기는 예산 확보가 어느 정도 진척이 된 다음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남도의병 역사공원은 33만m² 부지에 기념관과 전시실·테마파크·상징 조형물·학예실·교육관편의시설 등을 갖추며 남도 역사 북카페, 미니어처 전시실, 어린이 전용 체험관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역사 시설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해, 보고 듣고 체험하며 쉴 수 있는 친근한 공간으로 꾸민다는 구상이다.


나주·보성·함평·장흥·해남군 등 도내 10여 개 시군이 관련 유물을 기탁받는 등 다양한 강점들을 내세우며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ks766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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