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은행, 대출 회수?…"자금 철수 없었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일본계 은행이 움직인다는(자금을 철수한다는) 징후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KEB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16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 지원현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일부 기업들이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을 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일본계 은행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한 직후 국내 피해기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원방안에는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해 기존 대출금 상환 유예와 신규 유동성 공급, 일본산 부품 대체재 확보를 위한 시설자금 지원과 인수ㆍ합병(M&A) 자금 지원 등이 담겼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일본계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과 일본계 저축은행으로부터 상환 압력을 받는 기업 임직원에 대해 대환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계 은행 등의 자금 회수 등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하나은행에 대환대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데, 아직 이 같은 움직임은 없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일각에서는 일본계 금융자금이 철수하는 등 보복이 있으면 국내 경제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금융감독원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총여신(대출)이 24조7000억원 이라고 밝혔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도 겪어봤고, 2008년 금융위기도 겪어봤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차분히 대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문제는 어려 변수가 겹쳐 있는데, 국가도 기업도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 존재해야 은행도 존재할 수 있다"면서 "이번 일은 해당 기업의 잘못이 아닌 대외 변수에 의해 생긴 일이기 때문에 은행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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